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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James의 소설 『나사의 회전』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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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회전

Henry James 지음

Henry James의 퍼블릭 도메인에 속하는 고전 · NovelSpell의 새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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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회전

Henry James

제1장

처음의 일들은 온통 들떴다가 가라앉기를 거듭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반가운 두근거림과 불안한 두근거림이 번갈아 오르내리던 작은 시소 같았다. 런던에서 주인어른의 청을 받아들일 때는 마음이 들떴지만, 그 뒤로 어쨌든 이틀쯤은 몹시 괴로웠다—다시 의구심이 들었고, 정말이지 실수를 저질렀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덜컹거리고 흔들리는 역마차 안에서 기나긴 시간을 보냈다. 집에서 보낸 마차가 마중을 나올 정류장까지 가는 길이었다. 그렇게 마차를 보내도록 일러두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유월 오후가 저물 무렵 도착하니 널찍한 삯마차 한 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날의 그 시각, 달콤한 여름 기운이 다정하게 나를 맞아 주는 듯한 전원을 마차로 달리자 용기가 다시 솟았다. 가로수 길로 접어들면서 마음이 놓였는데, 그 안도감은 아마 그전까지 내 용기가 얼마나 꺾여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데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워낙 쓸쓸한 곳을 예상했거나 두려워했던 탓에, 나를 맞아 준 광경이 기분 좋은 놀라움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넓고 환한 건물 정면, 열린 창문과 산뜻한 커튼, 창밖을 내다보던 하녀 둘이 더없이 기분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잔디밭과 빛깔 고운 꽃들, 바퀴가 자갈을 밟으며 내던 자그락거리는 소리, 황금빛 하늘에서 떼까마귀들이 빙빙 돌며 울던 우거진 나무 꼭대기들도 기억난다. 그 광경에는 옹색한 우리 집과는 사뭇 다른 웅장함이 있었다. 곧 어린 소녀의 손을 잡은 예의 바른 사람이 문 앞에 나타나, 내가 마님이나 귀한 손님이라도 되는 양 정중히 무릎을 굽혀 인사를 했다. 할리 거리에서는 이곳을 더 작은 곳으로 생각했던 터라, 그때를 떠올리니 이 집의 주인이 한층 더 신사답게 여겨졌고 내가 누릴 것이 약속받은 것 이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까지는 마음이 다시 가라앉는 일이 없었다. 두 제자 가운데 나이 어린 아이를 소개받은 기쁨에 그 뒤 몇 시간을 한껏 들떠 보냈기 때문이다. 그로스 부인과 함께 나타난 어린 소녀는 첫눈에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함께 지내게 된 것만으로도 대단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제껏 본 아이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웠다. 나중에는 내 고용주가 왜 더 자세히 말해 주지 않았는지 의아했다. 그날 밤 나는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너무도 마음이 들떠 있었다. 이 또한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 그 느낌은 내게 남아, 내가 얼마나 후한 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더욱 실감하게 했다. 집 안에서도 손꼽히는 넓고 근사한 방, 내게는 거의 귀빈용 침상처럼 느껴지던 커다란 침대, 풍성하게 드리운 무늬 있는 휘장, 난생처음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있었던 기다란 거울들, 그 모든 것이 내가 맡은 어린아이의 놀라운 매력과 마찬가지로 하나하나 덤으로 얹어 준 것 같았다. 그로스 부인과 처음부터 잘 지낼 수 있었던 것도 덤이었다. 역마차를 타고 오는 동안 그로스 부인과의 관계를 두고 꽤나 근심했던 것 같은데도 말이다. 그런 첫 무렵에 나를 다시 움츠러들게 할 수도 있었던 것은, 그로스 부인이 나를 보고 너무나 기뻐한다는 분명한 사실뿐이었다. 반시간도 안 되어 나는 알아차렸다. 살집이 있고 순박하고 수수하고 깔끔하고 건실한 그로스 부인은 너무도 기쁜 나머지, 오히려 그 마음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었다. 왜 그 마음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지 그때도 조금 의아했고, 그 일을 곱씹고 의심했더라면 물론 불안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꼬마 아가씨의 빛나는 모습처럼 그토록 복된 것을 두고 불안해할 수는 없다는 점이 위안이었다. 나는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아침이 오기 전 몇 차례나 일어나 방을 서성이며 방 안팎의 모습을 두루 눈에 담았는데, 아마 그처럼 마음이 들떴던 것은 무엇보다 그 천사 같은 아름다움이 눈에 선했기 때문일 것이다. 열린 창문으로 희미한 여름 새벽을 바라보고, 집의 나머지 부분 가운데 눈에 들어오는 곳들을 살폈다. 어스름이 걷히며 첫 새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할 때는, 내가 들은 듯했던 한두 가지 소리가 다시 나지는 않는지 귀를 기울였다. 예사롭지 않은 데다 바깥이 아니라 집 안에서 난 듯한 소리였다. 먼 곳에서 희미하게 들려온 것이 아이의 울음소리라고 여긴 순간이 있었고, 문 앞을 가벼운 발소리가 스치는 듯해 내가 움찔한 것을 간신히 의식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착각은 떨쳐 버릴 수 없을 만큼 뚜렷하지는 않았다. 지금 그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것도 오직 그 뒤에 벌어진 다른 일들이 비추는 빛, 아니, 드리우는 어둠 때문이라고 하는 편이 옳겠다. 어린 플로라를 보살피고 가르치고 “인격을 빚는” 일이 행복하고 쓸모 있는 삶을 이루어 주리라는 것은 너무도 분명했다. 아래층에서 우리는 이 첫날만 지나면 밤에도 당연히 내가 플로라를 데리고 있기로 했다. 그러려고 내 방에는 작고 하얀 침대가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돌보는 일은 전적으로 내가 맡았지만, 이번 한 번만 마지막으로 그로스 부인 곁에 머물게 한 것이었다. 나로서는 모든 것이 낯설 수밖에 없고 플로라는 수줍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점을 헤아린 결과였다. 그런 수줍음에도 불구하고—아이 자신은 수줍음에 대해 더없이 솔직하고 대담해서, 세상에 그보다 더 기묘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수줍음을 입에 올리고 아이에게 그런 성향이 있다고 여기며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리도록 두면서도, 조금도 멋쩍어하지 않고 정말이지 라파엘로가 그린 성스러운 아기들 중 하나처럼 깊고 감미롭게 평온했다—나는 머지않아 플로라가 나를 좋아하리라고 확신했다. 빵과 우유가 놓인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을 때, 길쭉한 양초 네 자루 사이로 높은 의자에 앉아 턱받이를 두른 내 제자가 환하게 나를 마주 보고 있었다. 내 감탄과 놀라움을 보며 그로스 부인이 기뻐하는 것이 눈에 보였고, 그것도 내가 벌써 그로스 부인을 좋아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물론 플로라가 있는 자리에서는 놀라움과 흐뭇함을 가득 담은 눈길이나, 모호하게 에두른 말로밖에 주고받을 수 없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럼 소년은요—플로라를 닮았나요? 그 아이도 그렇게나 남다른가요?”

아이를 대놓고 치켜세울 수는 없었다. “아, 아가씨, 정말 남다른 아이예요. 이 아이가 마음에 드신다면야!”—그로스 부인은 접시를 든 채 그 자리에 서서 함께 자리한 아이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아이는 고요한 천사의 눈으로 우리 둘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고, 그 눈에는 우리가 말을 삼가게 할 만한 것이 조금도 없었다.

“네, 이 아이가 마음에 들면요—?”

“꼬마 신사에게는 틀림없이 마음을 빼앗기실 거예요!”

“글쎄요, 저는 그러려고 온 것 같아요—마음을 빼앗기려고요. 다만 걱정스러운 건,” 이런 말을 덧붙이고 싶어졌던 기억이 난다. “제가 마음을 좀 쉽게 빼앗긴다는 거예요. 런던에서도 마음을 빼앗겼거든요!”

내 말뜻을 알아듣던 그로스 부인의 넓적한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할리 거리에서요?”

“할리 거리에서요.”

“뭐, 아가씨가 처음도 아니시고—마지막도 아니실 거예요.”

“아, 저 혼자만 그렇다고 내세울 생각은 없어요.” 나는 웃으며 대꾸할 수 있었다. “어쨌든 제 또 다른 제자는 내일 돌아온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내일이 아니라—금요일이에요, 아가씨. 아가씨처럼 역마차를 타고 오는데, 차장이 보살펴 줄 거고, 마중은 같은 마차로 나갈 거예요.”

나는 곧바로 그렇다면 역마차가 도착할 때 마일스의 어린 여동생과 함께 나가 기다리는 것이 마땅한 일이고 즐겁고도 다정한 마중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로스 부인이 그 생각에 어찌나 열렬히 찬성하던지, 나는 어쩐지 그 태도에서 앞으로 무슨 문제에서든 우리 두 사람의 뜻이 온전히 맞으리라는 든든한 약속을 읽었다—하느님께 감사하게도 그 약속은 한 번도 어긋나지 않았다! 아, 그로스 부인은 내가 온 것을 참으로 기뻐했다!

다음 날 내가 느낀 것을 도착했을 때의 들뜬 기분에 뒤따른 반작용이라고 한다면 아마 맞는 말은 아닐 것이다. 기껏해야 이곳을 두루 돌아보고 올려다보고 눈에 담으면서, 새 환경의 규모를 더 온전히 가늠하게 된 데서 온 가벼운 압박감이었으리라. 그곳에는 말하자면 내가 미처 각오하지 못한 넓이와 무게가 있었다. 그 앞에서 나는 다시금 조금 겁이 났고 조금 자랑스럽기도 했다. 이렇게 마음이 어수선하니 수업은 당연히 조금 미뤄졌다.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가장 부드러운 방법으로 아이의 마음을 얻어 나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 우선 내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날은 플로라와 함께 바깥에서 지냈다. 이곳을 안내하는 일은 플로라가, 오직 플로라만이 하기로 약속하자 무척 기뻐했다. 플로라는 이곳을 한 걸음씩, 방 하나씩, 비밀 하나씩 차근차근 보여 주었다. 익살스럽고 사랑스러운 어린아이의 말로 설명을 곁들인 덕에, 우리는 반시간 만에 더없이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함께 둘러보는 내내 나는 어린 나이답지 않은 자신감과 용기에 놀랐다. 텅 빈 방과 침침한 복도에서도, 나를 멈칫하게 한 구불구불한 계단에서도, 심지어 투석구가 있는 오래된 사각 탑의 아찔한 꼭대기에서도, 플로라는 묻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내게 들려주곤 했다. 그 아침의 음악이 울려 퍼지며 나를 이끌었다. 블라이를 떠난 날 이후로 나는 그곳을 다시 본 적이 없다. 나이도 들고 세상 물정도 더 알게 된 지금의 눈으로 본다면 아마 꽤 작아 보일 것이다. 하지만 금빛 머리카락에 파란 드레스를 입은 꼬마 길잡이가 내 앞에서 춤추듯 모퉁이를 돌고 복도를 종종걸음으로 지나갈 때, 내 눈에 보인 것은 장밋빛 요정이 사는 낭만적인 이야기 속의 성이었다. 어린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데는 어쩐지 이야기책도 동화도 모조리 빛을 잃게 만들 곳이었다. 그저 내가 이야기책을 읽다 꾸벅 잠들어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었을까? 아니었다. 그곳은 크고 못생기고 오래되었지만 살기에는 편한 집이었다. 그보다 더 오래된 건물을 반은 새것으로 바꾸고 반은 그대로 활용해, 그 옛 건물의 특징 몇 가지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 안에서 우리는 표류하는 거대한 배에 탄 몇 안 되는 승객들과 거의 다를 바 없이 길을 잃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배의 키를 잡고 있는 사람은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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