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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nor Vale의 소설 『열린 집』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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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집

Elinor Vale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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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매 심부름

마크는 덜 완성된 축제극 덧문 아래, 한쪽 뺨을 골풀에 대고 엎드려 무기를 고른다. 아침이 힉스 집을 가득 채웠다. 열린 앞쪽으로는 로더 장터의 고함이 들이치고, 젖은 석회가 크리스틴의 혀 뒤쪽에 톡 쏘며, 가대 위에서는 제이미의 파란 물감이 값비싼 기름의 달콤한 냄새를 풍긴다. 아버지의 비행기가 깎아 떨어뜨린 나무 대팻밥 사이에서 마크는 튕겨 나갈 만큼 희고 팽팽하게 말린 것 하나를 고른다. 두 손으로 오목하게 감싼다. 턱의 긁힌 자국마저 목적을 품고 엄숙해진다. 크리스틴이 손바닥에 회반죽 매판을 얹고 칼로 석회를 가르고 있을 때, 마크는 쏟아진 완두콩처럼 재빨리 굴러 크리스털의 치맛자락으로 간다. 크리스털은 손가락 하나의 첫째 마디로 식사를 재는 중이다. 자갈 하나가 거슬리는 바람에 한쪽 신발이 발에 반쯤만 걸쳐져 있으니, 남매지간에는 그것만으로도 장난을 걸라는 충분한 초대다. 마크는 말린 대팻밥을 신발 뒤축에 밀어 넣고 쪼그려 앉는다. 줄여 만든 앞치마가 두 무릎 사이로 끌린다. 크리스틴은 그 못된 짓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도 아무 말 하지 않는다. 늘 쓸모 있는 아이가 되라는 말을 듣는 아이는 틈나는 데서 바보짓을 훔쳐 내야 한다.

크리스털이 발을 디딘다. 말린 나무 조각이 펼쳐진다. “내 신발에서 나무가 자라.”

마크는 치안판사처럼 근엄하게 그 말을 생각한다. “저녁 먹고 물 줘.”

“지금 너한테 물 줄 거야.” 크리스털은 마크의 귀를 잡되 느슨하게 잡는다. 마크가 웃으며 몸을 비틀어 빠져나오고, 말린 나무 조각은 크리스털의 손가락에 붙들린다. “엄마, 쟤 아빠의 런던을 망치고 있어요.”

작업대에 앉은 제이미가 엄지와 집게손가락 사이로 파란 대팻밥을 문지른다. 그의 뒤에는 축제극 덧문이 경첩으로 이은 여러 쪽으로 솟아 있다. 한쪽 면에는 구름이 그려졌고 다른 쪽에는 다듬지 않은 참나무 갈빗대가 드러나, 백조 극단이 값을 치르고 움직여 주기를 기다리는 작은 날씨가 되어 있다. “런던은 이것보다 형편없는 솜씨도 견뎌 냈단다.”

“아빠 솜씨도요?” 마크가 묻는다.

제이미는 마크가 웃어 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웃는다. “주로 내 솜씨였지.” 아이가 달아나기 전에 크리스틴이 돌아서서 회반죽 매판의 자루를 아이의 팔뚝 위에 걸쳐 놓는다. 그 판은 오래되고 네모반듯하며, 석회가 오랜 세월 땀을 먹으면 변하는 온갖 빛깔로 얼룩져 있다. 가장자리는 진주색, 손잡이 아래는 연기 같은 회색, 제이미가 언젠가 주전자에 너무 가까이 놓았던 자리는 갈색이다. 마크의 웃음이 닫힌다. 다른 손을 판 아래에 받쳤다가, 크리스틴이 어떻게 드는지를 기억해 내고는 뺀다.

“벨 부인이 빵집으로 가져다 달라고 하셨어.” 크리스틴이 말한다. “비워서 가져가야 해. 문 걸쇠는 두 손으로 잡고. 화덕 아가리에서 떨어진 탁자 위에 내려놓은 다음 곧장 집으로 와.”

“그 위에 석회도 지고 갈 수 있어요.”

“회반죽 매판만 지고 가면 돼.”

“그건 제 명예보다 가벼운데요.”

크리스털이 말린 나무 조각을 마크에게 흔든다. “네 명예는 신발 안에도 들어가.”

마크는 크리스털이 머리카락에 붙은 나무 조각을 떼어 내는 동안 판을 수평으로 받쳐 든다. 크리스틴의 생각이 기억을 불러내기도 전에 손바닥이 갓난아이였던 마크의 무게를 기억한다. 팔뚝을 따라 누워 있던 단단한 온기와 사납게 무언가를 찾던 입. 그러다 아이는 다시 열 살이고, 어깨가 좁고, 한쪽 소맷부리에 그을음이 묻은 채, 볼 안쪽을 깨물며 벽장이의 도구를 균형 잡아 들고 있다. 자부심이 아이의 가슴을 엄지손가락 너비만큼 들어 올린다. 크리스틴은 손목을 바로잡아 주고 싶다. 그대로 둔다. 이웃집 문은 그들의 앞쪽 너머, 장터 인파를 가로질러 열두 걸음도 채 되지 않는 곳에 있지만, 크리스틴은 마크가 힉스 집의 한계점을 넘기 전에 세운다. “먼저 이리 와.”

뒤쪽의 공유 베이는 벽의 흰빛만 보고 값을 매기는 사람에게는 멀쩡해 보인다. 참나무 우편 두 개가 위층의 어스름 속으로 뻗어 있고, 그 사이를 가로대 하나가 가로지른다. 빈 곳마다 맞춰 넣은 엷은 갈색 졸대와 흙벽 반죽은 석회세척제로 덮여 있다. 그러나 가로대 아래 한 군데는 오래된 치즈 위에 우유를 얹은 듯 잘못된 빛깔로 굳었다. 크리스틴은 사흘 전 아침, 회반죽 매판을 들고 지나가다 그 자리를 발견했고, 그 뒤로 아침마다 손가락이 그곳으로 되돌아갔다. 이제 손가락을 쫙 펴서 댄다. 가운뎃손가락의 손끝 살 아래로 서늘함이 모인다. 마크는 회반죽 매판을 왼팔로 옮겨 얹고 크리스틴의 손이 있던 자리에 오른손을 댄다. “숨을 쉬어요.”

“벽에는 허파가 없어.”

“그럼 우리 숨을 훔치는 거네요.”

바로 이런 아이다. 외풍을 무서워하면서도 같은 문장 안에서 외풍을 불러들인다. 크리스틴은 손가락 하나를 그 자리의 아래 가장자리로 이끈다. 그곳의 땀을 바늘처럼 찌르는 공기는 희미하게 시큼하고 어제 화덕에서 난 연기 냄새가 밴 듯하다. 석회 표면 아래 어딘가에 빈 공간이 남아 있다. “아직도 구멍이에요?” 아이가 묻는다.

“쥐 한 마리 너비만 한 구멍일지도 몰라. 그래도 충분히 넓지.” 크리스틴은 패치된 필드를 두드린 뒤 그 옆의 온전한 흙벽 반죽을 두드린다. 같은 우편과 가로대 안에 붙들린 패널 두 개다. “잘 들어. 액자 한 칸 안에서는 채움벽 패널 하나가 열린 채로 서 있을 수 있어. 닫히지 않은 구멍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 패널은 열린 채로 서서 있는 것으로 세는 거야. 이 자리에 아가리가 하나 있으니, 내가 겉을 벗겨 내고 속까지 고친 다음 굳힐 때까지는 이 패널을 열린 것으로 센다.”

마크가 이웃한 패널을 만진다. “이건요?”

“온전하게 남아.”

“다른 쪽 구멍이 쥐 한 마리 너비만 한데도요?”

“쥐에게는 문이 필요 없으니까. 하중에도 큰 구멍은 필요 없어.” 크리스틴은 두 패널 위쪽의 가로대에 마크의 손바닥을 댄다. 장터 수레들이 정면을 덜컹거리게 하자 목재가 미세하고 빽빽한 떨림으로 응답한다. 묵은 하중이 이음매에서 이음매로 지나간다. “그 옆 패널을 열면 가로대가 돌아갈 수 있어. 그러면 위쪽 우편이 어디로 쓰러질지 고르고, 어떤 손도 그 선택에 끼어들지 못해.”

마크는 두 개의 하얀 면을 살핀다. 의심할 때면 늘 그렇듯 한쪽 눈꺼풀의 주름이 더 깊어진다. “벽은 어느 것이 옆인지 알아요?”

“벽은 아무것도 몰라. 목재는 하중을 따를 뿐이야.”

“그 말이 더 무서운데요.”

“거짓말보다는 자비로워.” 크리스틴은 엄지손톱에 말라붙은 석회를 긁어 낸다. “어떻게 세지?”

“구멍 하나면 패널 전체를 열린 것으로 쳐요.”

“그다음 패널은?”

“온전하게 남아요.” 마크는 팔 위에서 회반죽 매판을 다시 반듯하게 맞춘다. “쥐가 벽 바르는 법을 배우지만 않으면요.”

크리스틴은 마크의 양모 모자 뒤를 손등으로 툭 치고, 아이는 올려다보며 씩 웃은 뒤 장터 쪽으로 빠져나간다. 크리스털은 자기 명예를 발견하면 도로 가져오라고 등 뒤에 대고 외친다. 마크는 장어 바구니와 풋양파를 파는 여자 사이로 지나가며 흔들리는 거위 위로 회반죽 매판을 들어 올린다. 열두 걸음 건너편에서 로더 빵집 문이 아이를 밀가루 섞인 열기 속으로 삼킨다. 한순간 판이 안쪽 사람들의 머리 위로 나타나 아이의 팔 위에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다가, 문이 안으로 돌아 닫히면서 사라진다. 평범한 부재다. 크리스틴은 그 자리에 몸을 숙여 석회세척제가 부푼 부분 아래로 칼끝을 밀어 넣는다. 등 뒤에서 제이미의 비행기가 길게 나무 우는 소리를 다시 낸다. 크리스털은 항아리에 식사를 덜어 넣으며 횟수를 세고, 장터 노래의 절반을 흥얼거리면서 끝부분은 끝내 불러 주지 않는다. 줄집의 문들은 저마다 빵, 그림 일, 가죽, 에일이라는 서로 다른 표지를 달고 있지만, 회반죽 아래에서는 뒤틀린 액자들이 어느 집주인도 장부에 적어 넣지 않은 오랜 호의에 서로 기대어 있다. 열기는 가고 싶은 곳으로 스며든다. 버린 물은 한계점 아래로 흘러간다. 일곱째 집의 망치질이 첫째 집의 컵을 뒤흔든다. 장터 쪽 정면들은 임대료가 그 대가를 치르기 때문에 서로 독립한 척한다. 크리스틴은 마크의 엄지손톱보다 크지 않은 석회 조각을 말아 올린다. 그 아래의 묵은 층은 버티지 못하고 가루가 된다. 어머니라면 그 빛깔을 굶주렸다고 했을 것이다. 굶주린 회반죽은 믿지 마라. 물을 너무 많이 먹었거나 엉김 재료를 너무 적게 먹었으니, 무언가를 돌려주기 전에 더 많은 것을 먹어 치울 것이다. 크리스틴은 손가락 끝을 적셔 가루에 댄 다음, 입가에 묻은 희미한 백악 맛을 본다. 오늘은 아니다. 그 자리의 겉껍질이라도 열려면 먼저 빵집 쪽을 비워야 하는데, 벨 부인이 그쪽 벽 탁자를 쓰고 있다. 탁자가 비면 마크가 알려 줄 것이다. 빵집에서 웃음이 한바탕 건너오고 그 속에 아이의 웃음도 섞인다. 크리스틴은 끝에서 위로 솟구치는 소리를 알아본다. 자기 농담에 자기도 놀란 척하는 마크의 소리다. 이어 흙벽 반죽에 먹혀 희미해진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일곱, 여덟, 아홉. 비뚤어진 것도 세요?” 오븐 못을 세는 중이다. 벨 부인의 대답은 너무 낮아 알아들을 수 없다. 빵삽이 쿵 소리를 낸다. 빵 껍질이 달콤하게 그을리는 냄새가 크리스틴의 입안에서 석회 맛을 누그러뜨릴 만큼 짙다. 다음 소리는 냄비가 바닥 돌에 부딪히는 소리다. 그 뒤로는 아무도 웃지 않는다. 여자가 누군가의 이름을 한 번 부르고, 두 번째에는 방 하나가 통째로 빠져나간 듯 텅 빈 목소리로 다시 부른다. 발이 끌린다. 묵직한 무언가가 빵집 탁자에 부딪히고, 크리스틴의 회반죽 매판이 나무 위에 납작하게 짝 소리를 낸다. 제이미의 비행기가 멈추기도 전에 크리스틴은 움직인다. 장터가 뜨거운 양모와 파 줄기, 푸줏간 주인의 피 묻은 앞치마와 함께 어깨를 부딪쳐 온다. 크리스틴이 이웃집 계단에 닿자 마크가 빵집 문간 안쪽에 나타난다. 지시받은 대로 한 손을 걸쇠에 얹은 채다. 밀가루가 아이의 머리카락을 하얗게 덮었다. 뒤에서는 숙련공 하나가 화덕 옆에 접힌 듯 쓰러져 있고, 얼굴은 열기로 검붉으며 두 다리는 흩어진 빵 덩이들을 약하게 걷어찬다. 벨 부인은 무릎을 꿇고도 손을 그의 위에 띄운 채 만지기를 두려워한다. 쓰러진 사내의 턱에서는 부기가 피부를 팽팽하게 밀어 올린다.

“엄마.” 마크가 말한다. 말이 너무 빨라서 사실 하나하나가 부자연스러울 만큼 반듯하게 들린다. “톰이 쓰러졌어요. 화덕은 뜨거운데 처음에는 추워했어요. 지금은 몸이 불타요. 벨 부인이 사람을 불러오래요.”

크리스틴은 창틀에 발을 올린다. “내 뒤로 와.” 검은 소매가 입구를 가로막는다. 숀이 몸으로 한계점을 막아선다. 반듯한 어깨는 문짝에 대고, 깨끗한 외투에는 문설주에서 묻은 밀가루가 쌓인다. 브리지 구 감시대가 장터에서 그의 뒤를 따라 나온다. 망치를 든 남자 둘, 감긴 밧줄 하나, 구 감시판 하나, 그리고 어느 집에서나 모습을 보기 전에 소리부터 알아듣는 길고 검은 감시못이다. 숀의 창백한 두 눈이 숙련공의 턱에 난 부기에서 마크로 옮겨 갔다가 크리스틴에게 멎는다. “나와.” 크리스틴이 아들에게 말한다.

마크가 걸쇠를 들어 올리기도 전에 숀이 문을 붙잡는다. “이제는 건널 수 없다.”

“저 사람이 쓰러지기 전에 건넜어요.”

“저 사람이 쓰러지기 전에.” 숀은 썩은 나무를 시험하듯 크리스틴의 마지막 말을 되풀이한다. “그리고 쓰러진 뒤에도 그 방에 서 있었지.” 마크가 몸을 옆으로 비집는다. 크리스틴은 숀과 문설주 사이로 손을 뻗어 아이의 앞치마 끈을 잡을 만큼 가까이 간다. 숀이 엉덩이로 문을 밀어붙인다. 좁아지는 틈이 크리스틴의 손가락 마디를 긁고, 마크를 얼굴 하나에서 헤이즐 그린 눈 하나로 줄이더니 밀가루빛 어둠 속으로 없애 버린다. “오늘부터 40일이다.” 숀이 말한다. “빵집은 빵집의 병을 안고 간다.”

“내 아이예요.”

“그렇다고 열도 날짜 수도 달라지지 않아.” 숀은 크리스틴의 어깨 너머를 바라본다. “구 봉쇄 표시를 세워라. 40개의 금. 오늘 것을 그어라.” 감시대원 하나가 길 쪽 문 옆에 좁은 계수판을 받쳐 세우고 어두운 참나무에 창백한 상처처럼 금을 새긴다. 다섯 개씩 여덟 묶음이다. 첫 번째 금에는 가로선을 긋는다. 칼끝 아래에는 손대지 않은 39개가 남는다. 다른 남자는 문 널빤지에 감시못 하나를 댄다.

크리스틴은 두 손을 나무에 댄다. “마크, 문에서 물러나.”

“물러났어요.” 참나무 너머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가늘게 새어 나온다.

첫 망치질이 널빤지를 크리스틴의 두 손바닥으로 사납게 밀어 박는다. 두 번째 망치질은 문과 문설주를 관통해 쇠를 박아 넣는다. 장터의 소음이 그 둘레에서 비틀거린다. 장사꾼들은 조용해지고, 손님들은 치맛자락을 바싹 당기며, 말 한 마리는 덜커덕거리며 그대로 지나간다. 말은 구의 명령 같은 것을 알아보지 못하므로. 세 번째 감시못이 박힐 때 제이미가 두 손가락에 파란 물감을 묻힌 채 힉스 집에서 나온다. 그는 아버지를 본 뒤 봉해진 문을 보며, 이제는 남아 있지 않은 시선길을 찾는다. “마크가 저 안에 있어?”

크리스틴은 손바닥 밑동으로 문을 친다. “마크.”

“여기 있어요.”

걸쇠 아래쪽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대답한다. 안도는 아무 쓸모도 없다. 그래도 크리스틴은 그것을 받아 쥔다. “문 곁에 있어.”

안에서 벨 부인은 아이들과 가장 어린 도제를 밀가루 다락으로 올라가라고 다그친다. 아이 하나가 울기 시작한다. 마크는 혼자서는 올라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크리스틴은 말다툼이 길 쪽 앞부분에서 멀어져 가는 것을 듣는다. 벨 부인은 계속 고집하고, 마크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엄숙해지며, 다른 여자는 누군가 톰의 다리를 붙잡아 달라고 애원한다. 그러다 마크가 문 너머로 외친다. “엄마, 사람들이 톰을 무서워해요.”

“톰의 침이나 천에는 손대지 마. 톰이 만진 화덕 도구에서도 떨어져 있어.” 크리스틴은 병이 눈으로 좇을 수 없는 길을 따라 건너갈 수 있음을 안다. 그러면서도 겁에 질린 방 하나가 열병이 할 일을 끝내기도 전에 쓰러진 사내를 짓뭉갤 수 있다는 사실도 안다. “어린애들을 뒤로 물려.” 숀이 다시 망치질하라고 신호한다. 크리스틴은 홱 돌아서 그를 마주 본다. 분노가 낱말 하나하나를 말끔하게 벼린다. “못을 뽑으세요. 마크만 데려가겠습니다.”

“이 문을 열면 그 아이가 넘는 한계점마다 똑같이 40일을 세게 돼. 힉스, 당신이 바란다고 셈이 달라지지는 않아.”

“아버님의 외투가 아버님을 제 아들의 주인으로 만들어 주지도 않아요.”

“내 감시대, 내 줄집, 내 책임이다.” 숀은 못 박힌 널빤지 위에 한 손을 짚는다. 인장 반지는 쇠 옆에서 탁한 빛을 낸다. “40일 격리는 그대로다. 아이에게 열이 나지 않으면 그걸 자비로 여기고 병든 사내에게서 떨어뜨려 놓아라.”

마지막 감시못이 잠긴다. 쇠로 된 못대가리들이 문 위에 비뚤어진 별자리를 만든다. 그 옆의 계수판에는 가로 그은 금 하나와 아직 남은 39개가 보인다. 장터는 차츰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지만 빵집 정면을 휘어 돌아가며 인파 속에 맨살 같은 초승달 모양의 빈자리를 남긴다. 숀은 그 빈자리 한가운데 자리를 잡는다. 크리스틴이 마크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부른다. 길 쪽 문에서는 대답이 없다. 그때 힉스 집 안쪽에서 빠른 두드림 세 번이 공유 회반죽을 뒤흔든다. 크리스틴은 달린다. 크리스털은 이미 묵은 자리에 서 있고, 두 손이 식사로 하얗다. 제이미가 의자를 넘어뜨릴 만큼 세차게 뒤따른다. 그의 뒤에서는 미인대회 셔터 하나가 가대 위에서 흔들려 파란 구름과 다듬지 않은 갈빗대와 다시 파란 구름을 번갈아 드러낸다. 크리스틴은 벽에 닿아 손바닥을 쫙 펴서 댄다. 빵집의 열기가 그 자리 둘레의 흙벽 반죽을 데웠지만, 가느다란 외풍은 여전히 차갑다.

“마크.”

“여기서는 엄마 말이 들려요.” 아이의 말은 흐릿하지만 틀림없이 알아들을 수 있고, 낱말마다 졸대에 빗질당한 채 건너온다. “숨을 훔치는 곳 근처예요. 오븐 못부터 세었어요. 모퉁이까지 못 아홉 개, 그다음 탁자, 그다음 엄마네 벽이에요.”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어?”

“벨 부인은 톰과 있어요. 조앤은 어린 여자애들을 돌보고요. 네드는 밀가루 때문이라고 우기면서 울어요. 멈출 때까지 같이 있겠다고 했어요.”

물론 아이는 자기를 쓸모 있게 만들었다. 물론 사람들이 먹여 준 칭찬은 최악의 시간에 무르익었다. 크리스틴은 손이 모든 틈에 들어갈 만큼 가늘어지기를 바라며 더 세게 누른다. “40일은 얼마나 길어요?” 마크가 묻는다.

크리스털은 얼굴을 돌린다. 제이미는 물감 묻은 손가락을 벌린 채 통로에 서서 아무것도 만지지 않는다. “너무 길어.” 크리스틴이 말한다. “내 목소리 쪽으로 더 가까이 와. 다른 사람은 모두 네 뒤에 있게 해.”

크리스틴은 허리띠에서 긁개를 꺼낸다. 묵은 자리는 첫 번째로 긁자 부드럽고 푸석하게 무너진다. 석회 조각이 무릎 위로 떨어진다. 한 번 더 긁자 아래에 잘못 엮인 엷은 갈색 나무가 드러난다. 빵집의 습기를 여러 해 먹고 검게 변한 졸대 끝이다. 어머니는 없지만 어머니의 규칙은 크리스틴의 손가락 안에 살아 있다. 덮였다고 닫혔다 부르지 말고, 잠잠하다고 성하다 부르지 말며, 손이 선택한 일을 가로대가 용서해 주리라 바라지 마라. 크리스틴은 차가운 지점 둘레를 긁어 검은 틈을 드러낸다. 긁개가 어깨 부분까지 들어간다. 쥐 한 마리 너비만 한 틈. 그곳으로 공기가 쏟아져 들어오며 그을린 호밀과 땀, 열기 속에 갇힌 사람들의 겁먹은 짠내를 실어 온다. 크리스틴은 날을 옆으로 움직인다. 헐거운 흙벽 반죽이 반대편 면에서 쏟아지고 마크가 한 번 기침한다. 졸대 한 가닥은 엄지 아래서 버티는 대신 움직인다. 굳은 보수층은 양쪽을 이어 주지 않는다. 하중을 받는 숨은 받침도 없다. 첫 패널은 크리스틴이 세는 법을 가르친 그대로, 파손되어 열린 패널로 남아 있다.

“찾았네요.” 마크가 말한다.

크리스틴은 긁개를 빼낸다. 구멍 너머에서 아이 하나의 흐느낌과 물을 가져오라는 벨 부인의 외침이 들려온다. 크리스틴의 손바닥 아래서 가로대는 패치된 필드와 그 옆의 온전한 필드를 받친다. 목재 하나가 양쪽의 요구를 모두 짊어진다. 바깥에서 장터 수레 하나가 바퀴 자국에 부딪힌다. 가로대가 낮은 신음으로 응답하고, 크리스틴은 그 소리를 손바닥 밑동으로 느낀다. 신비한 것은 없다. 나무, 하중, 약함. 앎. 앞쪽에서 숀의 목소리가 집을 가로질러 온다. “문은 계속 못 박힌 채로 둔다, 힉스 부인.”

제이미는 장터 쪽으로 돌아섰다가 다시 크리스틴을 본다. 그는 크리스틴의 자세만 보고도 어떤 도구를 쓰려는지 안다. 미소는 사라졌다. “뭐가 버티고 있는지 말해 줘.”

“너무 적어.” 크리스틴은 바로 옆 패널 아래의 바닥 상자를 가리킨다. “그걸 옮겨. 크리스털, 탁자 위를 비우고 이 공유 베이에서 사람들을 모두 내보내. 당장.”

크리스털은 상자 손잡이 하나를 움켜쥔다. “엄마.”

“당장.”

제이미가 다른 손잡이를 잡고, 둘은 함께 상자를 골풀 위로 끌어낸다. 크리스틴은 계단 옆에서 짧은 버팀목 하나를 가져와 밑끝을 바닥에 세우고 윗끝을 두드려 가로대 아래에 끼운다. 국부적인 지지일 뿐이다. 한 구간 아래의 소품 하나로는 그 옆에서 이미 헐거워진 졸대 한 가닥을 원상태로 돌릴 수 없다. 열린 패널이 하나 있는 상태를 하나도 없는 상태로 바꿀 수도 없다. 크리스틴은 두 손바닥으로 버팀목을 시험한다. 버팀목은 자리를 잡지만, 가로대의 떨림은 그 너머까지 이어진다. 피부 아래로 전해지는 맥박이다. “엄마?” 마크가 틈 너머에서 말한다. 아이 뒤에서는 네드가 여전히 울고 있다. “문에는 못이 그렇게 많잖아요. 다른 길은 없어요?”

다른 길을 입에 올리는 사람이 모두에게 속한 것을 치를 각오만 한다면, 다른 길은 언제나 있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다. 어머니는 목재가 사랑과 흥정할 수 없으므로 규칙을 단순하게 지켰다. 크리스틴은 앞쪽을 한 번 바라본다. 통로 너머에서 숀의 어깨가 장터의 빛을 잘라 낸다. 소유와 공포가 한 사람을 걸쇠로 만들었다. 못 박힌 문이 숀의 대답이다. 벽은 크리스틴의 것이다. 아니면 크리스틴은 자기 손이 벽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고 믿어 왔다. 이제 숀에게 묻기를 그만둔다. 크리스틴은 도구 바구니에서 끌과 망치를 꺼낸다. 드러난 구멍에서 한 뼘 떨어진 바로 옆 둘째 패널의 온전한 석회에 끌을 댄다. 끌을 놓을 올바른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그 하얀 면의 모든 지점이 같은 공유 베이에 속한다. 그래도 그곳에 놓는다.

제이미가 달려온다. “크리스틴.”

옛 개구부가 끌을 받친 크리스틴의 손가락 두 개를 식힌다. 위에서는 우편이 상층과 마크의 방, 그들의 침대, 담요와 겨울 사과를 쌓아 둔 평범한 무게를 받친다. 아래에서는 버팀목이 가로대를 바싹 떠받치지만 그 책임을 면해 줄 수는 없다. 크리스틴은 그 모든 하중을 손끝으로 안다. 전문 기술은 허락을 주지 않는다. 놀랄 여지만 없앨 뿐이다. “마크, 내 목소리 쪽으로 와.” 크리스틴이 말한다.

아이의 대답은 틈 사이의 밀가루와 묵은 석회를 흔들 만큼 가깝다. “여기 있어요.”

크리스틴이 망치를 들어 올린다. 제이미가 공유 베이에 닿으려 하자 크리스털이 그의 소매를 붙잡는다. 길 쪽에서 숀이 외친다. 가로대가 크리스틴의 손바닥에 경고를 눌러 넣는다. 첫 패널은 열렸고 둘째 패널은 온전하며, 그 패널과 함께 온전하게 남은 선택도 하나뿐이다. 크리스틴이 내리친다. 끌이 튀어 오른다. 쇠 둘레에서 온전한 석회가 갈라지고, 흙벽 반죽의 첫 조각이 로더 빵집 안쪽으로 부서져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