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매트를 당겨
Danielle Booker
제1장
병원에서는 내게 종이를 한 장 준다. 대니얼 리드는 누가 집에서 인터넷으로 뽑아 온 쿠폰이라도 되는 양 그걸 들고 있다.
“착지 제한.” 대니얼이 읽는다. 목소리가 좋다. 다들 그렇게 말한다. 특히 학부모들이. 힘든 얘기도 날씨 얘기처럼 들리게 하는 목소리다. “고난도 착지 연속 실시 금지. 충격이 큰 착지를 할 때마다 상태 평가.” 병원에서 이미 접어 놓은 선을 따라 종이를 접더니 내게 돌려준다. “축하해, 킴벌리. 서류가 딸린 사람이 됐네.”
“저는 의료진의 허가를 받은 사람이에요.”
“넌 제한을 받는 사람이야.” 말투는 상냥하다. 대니얼에게는 그런 재주가 있다. 팀 단체사진을 찍을 때 짓는 바로 그 표정으로 한 주를 통틀어 최악인 말을 건넬 수 있다. “제한이 있는 건 괜찮아. 그것도 한 단계야. 재활 훈련 레인에서 몸 풀어. 상태 좋은 폼 피트에 네 우선 훈련 시간대를 잡아 놨어.”
그 제안이 가슴을 친다. 민망할 만큼 세게. 우선 훈련 시간대는 기구가 아직 쌩쌩한 시간, 스프링이 열두 살짜리 애들의 세 차례 훈련에 납작하게 짓눌리기 전인 시간이다. 모두가 원한다. 달라고 해서 받는 사람은 없다.
“감사해요.” 내가 말한다.
“감사는 됐어. 착지해.”
리드 엘리트 센터의 냄새는 내가 여덟 살 때부터 한결같다. 마그네슘 가루, 고무, 마르타가 도마 도움닫기 주로에 뿌리는 톡 쏘는 레몬 향 액체, 그 밑에 깔린 단내. 오바마 정부 1기 때 누군가 게토레이를 쏟았는데 여태 아무도 찾아내지 못한 것 같은 냄새다. 민망할 만큼 이곳이 그리웠다. 너무 오래 떠나 있어서 손바닥 가운데가 말랑해졌고 새 가죽 손바닥 보호대를 길들여야 했다. 가죽은 아직도 신발처럼 삐걱거린다.
재활 훈련 레인은 북쪽 벽을 따라 파란색 패널 매트를 길게 깔아 놓은 곳으로, 끝에는 8인치 두께의 매트들이 쌓여 있다. 몸이 망가지면 가는 곳이다. 다른 애들이 거기 서 있는 걸 보며 죄책감 섞인 동정을 딱 1초쯤 느낀 적이 있다. 내가 저기 선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마음이 더 컸다. 이제는 나다. 대니얼이 사무실 문 앞에서 접이식 의자를 끌고 와 내 레인 끝에 앉는다. 한쪽 발목을 반대쪽 무릎에 걸치고 팔짱을 끼자 체육관 안의 모두가 알아챈다.
마루로 가던 헤더가 내 어깨를 툭 친다. 레오타드 위에 후드티를 입고 있다. 색이 바래고 지퍼도 망가졌는데 바꾸려 들지 않는 그 옷이다.
“괜찮아?” 헤더가 묻는다.
“아주 좋아.”
“그래.” 헤더는 의자에 앉은 대니얼을 봤다가 다시 나를 본다. “내가 저쪽에 서 있어 줄까? 그럼 총살대 앞에 선 기분이 좀 덜할 텐데.”
“네 마루 연습이나 하러 가.”
“싫다는 건 아니네.” 그래도 헤더는 간다. 가 줘서 사랑스럽고, 내가 원했다면 남아 줬을 거라서 또 사랑스럽다.
지루한 것부터 한다. 발목 돌리기. 브리지. 내 담당 물리치료사는 활성화 운동이라고, 지넷은 장례식이라고 부르는 재활 운동들. 천천히 하는 데다 모두가 지켜보기 때문이다. 내 뒤쪽 이단평행봉에는 지넷 덩컨이 있다. 석고보드 벽 수리라도 하러 온 것처럼 옆 바닥에 마그네슘 가루 통과 두루마리 공구집을 놓아두었다. 스윙을 멈추지도 않고 내게 고개를 까딱해 보이는데, 지넷으로서는 퍼레이드나 다름없다.
레인 출발점에는 그것만 있다.
복귀할 때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게 있다. 무서운 건 통증이 아니다. 통증은 감당할 수 있다. 발목에서 전구 깨지는 소리가 났던 아홉 살 때부터 통증을 감당해 왔으니까. 내가 무서운 건 발이 닿은 직후, 신호가 척추를 타고 올라오기 전의 그 4분의 1박자다. 온몸이 수신 감도 한 칸짜리 휴대전화가 되어 통화가 연결될지 기다리는 그 찰나다.
도움닫기를 한다. 대니얼이 하이라이트 영상에 넣을 만한 건 아니다. 낮게 맞춘 기구에서 내려와 몸을 다잡으며 착지하는 동작. 천 번이나 연습한 동작이고, 다치기 전에는 슬리퍼를 신고 주차장에서도 할 수 있던 동작이다. 발이 매트에 닿는다. 충격이 발뒤꿈치와 무릎을 타고 골반까지 올라온다.
계속 올라와 압박감이 된다. 따뜻하고 먹먹하고 평범하다. 되돌아오는 신호는 깨끗하다.
두 팔을 아직 벌린 채 착지 자세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얼굴에 감각이 없다. 저쪽 마루 어디에선가 헤더가 훈련장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를 낸다.
대니얼이 의자에서 일어나 파란 패널 매트를 가로질러 와 내 어깨에 한 손을 얹는다. 나중에 다시 떠올릴 대목은 이거다. 대니얼은 정말로 내가 잘돼서 기뻐한다. 눈빛이 달라진다.
“됐어.” 대니얼이 말한다. “바로 그거야. 저 종이에 뭐라고 써 놨든 네 몸은 방금 한 표를 던졌어.”
“괜찮았어요.”
“몇 년 동안 제대로 훈련했기 때문이고, 몸조심하라는 사람들 말을 더는 듣지 않았기 때문이야.” 어깨를 한 번 꾹 쥐었다 놓는다. “넌 시간을 잃었어. 우린 그걸 되찾을 거야. 그건 협박이 아니라 셈이야.”
“제한 사항이 있잖아요.”
“제한 사항이 있지.” 대니얼은 너무 매끄럽게 내 말에 동의해서, 정작 동의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 잠깐 걸린다. “다음 우선 훈련 시간대는 두고 보자. 이번 주가 어떻게 돌아가느냐에 달렸고, 일정에도 달렸고, 여기서 기다리는 데 시간이 얼마나 들어가느냐에도 달렸어.”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돌아서서 손뼉을 두 번 친다. 소리가 천장 철골까지 올라간다. “평균대. 전부 평균대로. 움직이자.”
허리가 얼마나 편안한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소리 내서, 한 오백 번쯤.
기회는 오지 않는다. 바로 그때부터 대니얼이 시간을 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사무실 문 위에는 공공시설에서 흔히 보는 밋밋한 흰색 시계가 걸려 있다. 대니얼은 시계를 정확하게 맞춰 놓고, 다른 남자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버릇이 든 개를 감시하듯 그걸 지켜본다. 리드의 모든 로테이션은 그 시계 아래서 돌아간다.
“앞사람이 비키면 바로 올라가.” 대니얼이 말한다. “평균대 끝에 서서 생각하는 사람은 보고 싶지 않아. 생각은 집에서 하는 거야.”
그러자 줄 간격이 좁아진다.
헤더가 먼저 간다. 헤더는 평균대에 오르기 전에 꼭 하는 일들이 있다. 몸을 털고, 심호흡을 두 번 하고, 혼자 작게 중얼거린다. 오늘은 몸을 터는 것만 남긴다. 올라가서 연결 동작을 해내고 내려올 때는 그럴 때면 으레 그러듯 턱을 안으로 당기고 있다. 다음은 지넷이다. 좋은 날에도 동작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 지넷이지만, 오늘은 마그네슘 가루를 바르는 것까지 건너뛴다. 지넷에게는 교회를 빼먹는 거나 다름없는 일이다. 내리기에서 착지 고정을 해내고 비켜서며, 영수증을 확인하듯 시계를 흘끗 본다.
속도가 달라졌다는 건 이렇게 안다. 누가 말해 줘서가 아니다. 지넷 덩컨이 시계를 보고 있어서다.
그리고 타라 차례다.
타라 머리는 열여섯 살이고 이 체육관에서 가장 아름다운 체조 선수다. 타라를 포함해 모두가 그걸 모르는 척한다. 평균대 위에서는 묘하게 몸이 가늘어진다—온몸이 폭 4인치가 되기로 합의하는 것이다—그걸 보고 있으면 물병을 손에 들고 서 있다가도 마시는 걸 잊는다.
이전 로테이션에서 가빠진 숨이 채 돌아오지도 않았는데 저 끝에서 타라가 가볍게 뛰어온다. 어깨를 보면 안다. 머리에 꽂은 수수한 은색 핀들, 양 발목에서 회색으로 변해 가는 테이프, 너무 빠르게 오르내리는 가슴. 평균대 앞에서 반바지 허리춤에 끼워 둔 고무 밴드에 손을 뻗는다.
손가락 밴드다. 타라의 의식이다. 한 손에 걸어 당기고 그다음 다른 손에 걸어 당기며 작은 소리로 수를 센다. 물어보면 혈액순환 때문이라는 식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툭 말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나는 타라가 열한 살 때부터 알고 지냈고 그게 진짜로 뭔지 안다. 타라가 통과하는 문이다. 여기 바깥에서 저 안쪽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두 번쯤 당겼을 때 대니얼이 말한다. “타라, 연결 동작 전부 해. 끝 동작까지.”
그러자 멈춘다. 수를 세는 걸 멈춘 건 아니다—손가락은 계속 움직인다. 하지만 타라 안의 무언가가 멈춘다.
끝 동작은 블라인드 착지다. 내가 없는 동안 대니얼이 타라에게 과제로 준 뒤로 타라는 줄곧 그걸 떠안고 지내 왔다. 체육관 안의 모두가 그게 뭔지 알고, 타라가 아직 평균대에서 대니얼이 원하는 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것도 안다. 공중에서 내려올 때 눈은 바닥과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기술이다. 스스로 센 박자와 손과 2초 전에 만든 몸의 자세를 믿어야 하고, 어둠 속에서 그걸 믿어야 한다. 그 자리에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다.
평균대 아래 착지 구역은 말끔하다. 규격 착지 매트가 규정대로 접혀 있을 뿐, 덧댄 것은 없다. 모든 게 규정집에 적힌 그대로이고 타라의 몸이 원하는 모습과는 조금도 닮지 않았다.
타라는 의식을 마치지 않은 채 밴드를 허리춤에 도로 넣는다.
“지금 해 줘.” 대니얼이 말한다.
타라가 올라간다.
잠깐은 괜찮다. 괜찮은 정도가 아니다. 연결 동작에 들어가자 언제나처럼 어디선가 문득 몸의 선이 살아난다. 발 디디는 소리가 하도 조용해서 천장 선풍기 소리가 들리고, 나는 내 연습 동작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잊는다. 타라가 몸을 휘둘러 기술 연결에 들어가자 생각한다. 해내겠구나. 아주 씹어 먹겠구나.
그러다 뒷발이 멈칫한다. 균형 조정이다.
작은 움직임이다. 이 건물에서 자라지 않았다면 알아채지도 못할 것이다. 몸의 무게가 앞으로 쏠리다 멈추고 팔이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나 아래로 내려온다. 타라는 폭 4인치의 평균대 위에 두 손을 몸 양옆으로 늘어뜨리고 아무것도 보지 않은 채 서 있다.
넘어지지 않는다. 주저앉지도 않는다. 그저 저 위, 말끔하고 평평한 매트 위쪽에서 멈춘다.
타라 뒤에서 줄이 막힌다. 다음 차례인 헤더는 매트 모서리에서 멈춰 매트 위로 올라서지 않는다. 지넷은 헤더 뒤에서 멈춘다. 도마에서 돌아온 어린 애 둘이 줄 맨 뒤에 몰려 서고, 아무도 말하지 않고, 선풍기는 돌고, 시간이 일 초씩 흘러간다. 오직 체육관에서만 시간이 흐르는 그 특유의 방식으로. 시끄럽게.
대니얼이 걸어온다. 서두르지 않는다. 절대로 서두르지 않는다. 신발은 희고 셔츠 소매에는 다림질 선이 잡혀 있고 크라운 애슬레틱 시계가 조명을 받아 반짝인다.
평균대 끝에 멈춰 선다. 타라의 무릎쯤 오는 높이에서 올려다본다.
“연기 도중이야.” 대니얼이 말한다.
타라는 대답하지 않는다.
“타라. 연기 도중이야. 연결 동작 마저 해.”
턱이 4분의 1인치쯤 내려간다. 그게 다다. 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다. 이 대목에는 밑줄을 긋고 싶다. 나중에 사람들은 이걸 다르게 설명할 테니까. 하겠다고 하는 것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두 팔을 늘어뜨리고 가슴 윗부분으로 얕고 빠르게 숨을 쉬며 저 위에 있을 뿐이다. 늘 그렇듯 목 아래쪽까지 온통 붉어져 있다.
“네 뒤를 봐.” 대니얼이 말한다. “어서. 봐.”
타라는 보지 않는다.
“팀 동료들이 쓰지도 못하는 매트 위에 서 있어. 지금 쟤들 로테이션이야. 생각해 보고 싶다면 그건 네 권리야. 그 때문에 쟤들이 대가를 치르고 있어. 바로 지금.” 잠시 말을 멈춘다. “연결 동작 마저 해.”
타라가 발을 다시 놓는다. 그 부분이 제일 견디기 힘들다. 정말 다시 놓는다. 표시된 자리까지 발을 밀어 되돌리고, 골반을 반듯하게 맞추고, 손을 제자리에 둔다. 나는 타라가 시작하려는 모습을 지켜보고, 그 시작이 오지 않는 것도 지켜본다. 1월 아침에 시동 모터만 돌아가는 자동차 같다. 모든 게 갖춰져 있다. 시동은 걸리지 않는다.
“타라.”
타라의 무게중심이 흐른다. 아주 조금, 딱 1인치, 평균대 이쪽 가장자리로. 온몸이 싸늘해진다. 내 레인 출발점에 서 있을 때도 이러지는 않았다.
“마저 해.” 대니얼이 다시 말한다.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니다. 대니얼은 절대로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지금은 부드러운 목소리를 꺼내 들었다. 돈을 쥔 사람이 건물 안에 와 있을 때 쓰는 그 목소리다. “넌 이 체육관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
헤더가 내 이름을 부른다.
매트 모서리에서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낮게 부른다. 계획도 아니고 질문도 아니다. 내게 무언가를 건네듯 그저 내 이름을 부른다.
나는 재활 훈련 레인 밖으로 나온다.
리드의 장비 보관 구역은 폼 피트를 지난 동쪽 벽 쪽, 안으로 넓게 움푹 들어간 공간이다. 구름판들이 거치대에 꽂혀 있고 쐐기형 폼 받침들이 쌓여 있고 벽 고리에는 스트랩이 걸려 있다. 그리고 그 콘크리트 블록 벽에 기대 세워진 게 내 키보다 큰 빨간 연습 매트다. 리드의 매트. 큰 것, 좋은 것, 대니얼이 직접 고른 조건에서 누군가에게 겁나는 동작을 시켜 보고 싶을 때 쓰려고 여기 나와 있는 것.
캔버스 손잡이에 양손을 끼운다.
무겁다. 지난번에 이런 걸 옮겼을 때보다 무겁다. 그때는 척추도 멀쩡했고 태도는 삐딱했으니까. 지금은 가방 속에 접힌 종이 한 장이 있고 그 종이를 권고 사항쯤으로 여기는 코치가 있다. 엉덩이를 밑에 대어 받치고 벽에서 조금씩 내려놓는다. 매트는 천천히 넘어오다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바닥을 철썩 때린다. 그 소리가 사방으로 퍼진다.
그런 다음 끈다.
충격 흡수 매트를 체육관 바닥 위로 우아하게 끌고 가는 방법은 없다. 길고 듣기 싫은 쉬이이이익 소리가 난다. 양팔을 다 써야 하고 발뒤꿈치는 미끄러지고 나는 몸을 웅크린 채 뒷걸음질친다. 그 일 초 일 초가 고스란히 느껴지고, 허리 어딘가에서 안 된다는 소리가 나오기를 계속 기다린다. 그런 소리는 없다. 그저 힘쓰는 일일 뿐이다.
매트가 마그네슘 가루 통에서 발에 묻어 퍼진 흰 가루를 가로질러 가루를 긴 줄로 끌어 놓는다. 흰색 위로 빨강이 지나가며 길게 쓸린 자국을 남긴다. 밤이 끝날 때까지도 남아 있을 자국이다.
“킴벌리.” 등 뒤에서 대니얼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전히 차분하다.
내 앞에서 줄 서 있던 애들이 양옆으로 갈라진다. 그럴 수밖에 없다. 매트가 가는 길에는 서 있지 않는 법이다. 헤더는 모서리에서 뒤로 물러나며 어린 애 둘의 어깨에 한 손씩 얹어 함께 데리고 나간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통로를 비워 준다. 줄 끝에 몰려 있던 애들이 흩어진다. 누군가의 물병이 넘어진다.
“킴벌리. 멈춰.”
매트를 평균대 밑에 반듯하게 맞춰 놓는다.
내게 중요한 건 그 부분이다. 소리도, 지켜보는 사람들도 아니다—놓는 자리다. 이쪽 가장자리를 타라가 블라인드 착지를 시도할 경우 발이 떨어질 자리에 맞춘다. 반대쪽 가장자리는 규격 착지 매트 너머까지 밀어 겹치게 해서 낙하 경로 아래에 이음매가 없게 한다. 한쪽 무릎을 꿇고 손바닥으로 모서리를 눌러 펴 누구의 발끝도 걸리지 않게 한다.
내 위에서 타라가 고개를 돌려 내려다본다. 눈은 젖어 있고 분노에 차 있는데 우리 둘 중 누구에게 화를 내는 건지는 모르겠다.
“일어나.” 대니얼이 말한다. “그리고 그걸 보관 구역으로 도로 가져다 놔.”
일어선다. 손은 여전히 손잡이를 쥐고 있다. 손가락 아래로 캔버스 솔기가 느껴진다. 거칠고, 거쳐 간 백 쌍의 다른 손 때문에 기름기가 조금 있다.
“아니요.”
“그 매트는 이 시설의 재산이야.”
“그럼 타라가 내려온 다음에 코치님이 옮기시면 돼요.”
“지금 옮겨.” 대니얼이 말한다. “그럼 다들 저녁 훈련을 계속할 수 있잖아.”
여기서 내가 근사한 말을 하는 버전도 있다. 그 뒤로 이 대목을 생각해 봤다. 머릿속 버전에서는 내가 한바탕 연설을 하고, 그 연설은 끝내주고, 마무리는 모두의 박수다. 내 머릿속이 어떤지는 그걸 보면 알 만하다.
실제로는 양손으로 손잡이를 쥔 채 거기 서 있고, 나는 움직이지 않고, 매트도 움직이지 않고, 블라인드 착지가 일어날 자리는 없다.
우리 위에서 타라가 평균대에 앉는다.
울타리에서 내려오듯 옆으로, 한쪽 다리 다음에 다른 쪽 다리를 넘긴다. 두 손으로 평균대를 붙잡고 몸을 낮춘 뒤 마지막 조금 남은 높이에서 빨간 매트로 툭 내려선다. 발목이 굽혀지고 한 손을 짚는다. 그게 다다. 내리기 기술도 없다. 인사도 없다. 타라는 착지 구역 한가운데 내 매트 위에서 일어선다. 손바닥에는 마그네슘 가루가 묻어 있고, 완전히, 지루할 만큼, 극적인 일 하나 없이 멀쩡하다.
체육관이 너무 조용해서 뒤쪽 복도에서 압축기가 돌기 시작하는 소리가 들린다.
연결 동작은 끝났다. 끝까지 해낸 게 아니라—끝난 것이다. 모두의 눈앞에서 멈췄고 모두가 멈추는 걸 봤다. 앞으로 10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걸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
대니얼이 매트를 본다. 매트를 쥔 내 손을 본다. 그러더니 예상하지 못한 일을 한다. 내게 완전히 등을 돌린다.
다른 셋을 마주한다. 후드티 소매를 걷어 올리고 모서리에 서 있는 헤더. 아직 손가락에 마그네슘 가루가 묻어 있는 지넷. 바닥 한가운데 빨강 위에 서서 숨을 쉬는 타라.
“좋아.” 대니얼이 말한다. “이게 누구의 훈련이었는지 알아보자.”
그리고 나는 내 소유도 아닌 매트를 붙잡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건물 안에 서서, 내게 등을 돌린 저 남자의 재량에 온전히 달린 상태 좋은 폼 피트의 우선 훈련 시간대를 가진 채,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