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낮은 지점
모래주머니가 오스틴의 왼쪽 어깨를 세게 때려 그의 몸을 반쯤 돌려놓는다. 그는 접힌 주둥이를 목에 받치고 마른 모래 맛을 보며, 대열이 밀리기 전에 옆의 여자에게 짐을 넘긴다. 자원봉사자 서른 명이 세이블 벤드 교통섬 둘레에 휘어진 두 줄로 서서, 주황색 라인 플래그로 표시된 틈을 향해 베이지색 무게를 나른다. 그 틈으로는 픽업트럭들이 아직도 카운티 도로에서 주택가로 드나든다. 파멜라는 다음 자루에 만능칼을 대고 목에서 배까지 가른다.
“너무 꽉 찼어요.” 모래가 풀밭에 쏟아져 파멜라의 부츠 앞코를 희뿌옇게 덮는다. “3분의 2만 채워요. 접고, 다시 보내요. 40분 뒤면 차량 차선을 잃어요.”
자루를 든 남자는 오스틴을 바라보며, 낯선 이들이 남들 앞에서 지적받을 때 내보이는 조그만 반항을 건넨다. 오스틴은 아무것도 받아주지 않는다. 무릎을 꿇고 양팔로 남는 모래를 덜어낸 뒤 주둥이를 아래로 접어 넣고 들어 올린다. 손질된 자루는 불룩 솟지 않고 자리를 잡는다. 그가 존 라일리 쪽으로 자루를 보내자 대열은 리듬을 되찾는다. 받고, 돌고, 넘긴다. 받고, 돌고, 넘긴다. 파멜라는 자루가 세 개 더 지나가는 것을 지켜본 뒤 칼을 닫는다. 실수는 눈에 보이게 만들고 수정은 모두의 일로 만드는 것. 파멜라는 그렇게 가르치기를 좋아하고, 갈수록 결혼도 그렇게 하기를 좋아한다.
존은 플래그를 넘어와 한 손을 든다. 건조한 아침인데도 왁스 칠한 모자를 썼고, 왼쪽 집게손가락 끝이 없는 탓에 양손으로 짝지어 하는 몸짓마다 뜻하지 않은 강조가 붙는다. 그의 발치에는 세이블 링의 시작점이 놓여 있다. 자루 한 코스가 교통섬에서 멀어지며 앞마당 여섯 곳을 가로지른다. 비상 작업은 처음에는 언제나 규모가 실망스럽다. 계획된 높이는 4피트지만, 지금은 우유를 든 아이도 장벽을 넘어갈 수 있다.
“접고 방향을 맞추세요.” 존은 물이 밀려올 방향을 가로질러 자루를 놓고 접힌 주둥이를 안쪽으로 향하게 한다. “다지고 엇갈리게.” 부츠 바닥으로 자루를 납작하게 누른 다음, 이음매 위에 다음 자루를 맞춰 놓는다. “쌓은 벽에 굴뚝을 내면 안 됩니다. 이음매 위에 이음매가 오면 물이 여러분 거실과 곧장 대화할 길이 생겨요.”
파멜라는 라인 캡틴의 무전기로 그 동사들을 되풀이한다. 증폭된 그녀의 목소리는 존의 목소리보다 멀리, 교통섬과 주차된 트레일러들을 지나 똑같은 벽돌 정면의 집들까지 퍼진다. 집주인들은 아침 내내 쿨러와 접이식 의자로 제 집을 남의 집과 구별해 놓았다. 존이 헐거운 자루 하나를 부츠로 굴려 옆으로 치운다. 그 아래에서 두 끝이 수직선으로 맞닿아 있다. 파멜라가 가리키자 여섯 사람이 10분 전에 완성한 짧은 구간을 해체한다. 아무도 따지지 않는다. 폴리에틸렌 시트를 다시 걷어 강을 향한 발가락에 고정하고 팽팽하게 당겨 잡은 채, 이음매 위치를 어긋나게 바꾼 자루들을 도로 쌓는다.
오스틴은 다시 자기 자리에 선다. 먼지가 이빨 사이까지 들어왔다. 점점 좁아지는 횡단로 건너편에서는 제시카 이바라가 지역 방송 촬영팀의 축에서 비켜 서서 픽업트럭 한 대를 빈 팔레트 더미 둘레로 유도한다. 앞 펜더에 손을 댔다가 운전자에게 통과 신호를 보내고, 늦게 온 자원봉사자 두 명에게 제방선의 안전한 쪽을 가리킨다. 케스트럴 카운티 재킷은 목 부분이 열려 있다. 제시카는 파멜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경계 구역의 안전을 위해 와 있지만, 파멜라는 벌써 그녀의 쓸모를 세 가지나 찾아냈다.
“기초에서 우리 정면까지 보세요.” 파멜라가 무전기로 말한다. 빈손으로 교통섬에서 세 필지 너머 산체스 집까지 이어지는 플래그를 따라 선을 긋는다. “물은 이어진 땅 가운데 가장 낮은 곳을 따라갑니다. 자기 옆 정면에서 높이를 덜어내면 위험을 고리 전체로 옮기는 겁니다. 서른두 채의 집은 하나의 벽을 뜻해요. 개별 보강은 공동 제방선이 버틴 다음입니다.”
저쪽 끝에서 존은 두 손가락을 공중에서 맞붙이고 바로잡은 코스를 따라 눈대중으로 선을 잡는다. 이어진 땅에 관한 그 문장은 흙이 스스로 증거를 대기 때문에 파멜라의 가장 깔끔한 논거다. 잔디밭은 현관에서는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미세하게 기울어져 있다. 부츠 높이로 내려오면 플래그가 오르막과 움푹 팬 곳을 모조리 읽히게 한다. 오스틴은 지난 한 주 동안 파멜라가 가리키는 곳마다 빌린 장갑을 낀 멀쩡한 두 손으로 플래그를 박았고, 그 경로를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이어지는 잡일로 익혔다.
교통섬 옆의 집주인은 다른 것을 배웠다. 자원봉사자들이 파멜라를 보는 동안 그는 쓰지 않은 자루 두 개를 녹색 외바퀴 손수레에 싣는다. 세 번째, 이어 네 번째 자루도 따라간다. 그는 자루들을 자신에게 배정된 정면에서 빼내, 이웃집보다 아마 3인치쯤 낮은 현관 쪽으로 끌고 간다. 훔친 자루들은 그가 남겨둔 공동 기초보다 높은 곳에 실려 간다.
파멜라가 움직이는 두 줄 사이를 가로지른다. 누군가가 가슴에 자루를 안은 채 멈추고, 정지는 뒤로 번져 각자가 이미 떠났어야 할 무게를 물려받는다. 파멜라는 외바퀴 손수레의 앞 버팀대에 부츠 한 짝을 올린다.
“도로 갖다 놓으세요, 닐.”
“우리 집 현관은 당신 플래그보다 낮아요. 문 앞에 와서 안 그렇다고 말해봐요.” 닐은 양손으로 손잡이를 붙들고 있다. 두려우면 남들이 제 사정을 건드리지 않으리라 기대했던 사람처럼 얼굴이 눌린 듯 붉다. “안에 냉동고도 있다고요.”
“이 정면에 벽이 생기면 그쪽 현관에도 벽을 둘러도 돼요. 지금은 그 옆 구간을 낮추고 있잖아요.” 파멜라가 고개를 돌린다. 카메라 기사가 그들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렌즈 위에서 네모난 흰 조명이 켜진다. “오스틴. 네 자루 모두 표시된 제방선으로 돌려놔.”
사랑이 회계 문제가 된 뒤에도 유효하게 남는 남편의 용도가 있다. 오스틴은 줄에서 나와 외바퀴 손수레의 첫 번째 자루를 들고 왼쪽 어깨에 얹는다. 닐은 곧바로 놓지 않는다. 2초 동안 두 사람은 같은 물건을 붙들고, 카메라는 기자가 가장 빨리 붙일 수 있는 이름에 맞춰 편집될 대결을 기록한다. 두 남자 모두 그 사실을 안다. 그러고 나서 닐이 손을 편다. 오스틴은 몸을 돌려 멈춰 선 자원봉사자에게 자루를 넘긴다.
“좋은 소식입니다.” 오스틴이 두 번째 자루로 손을 뻗으며 말한다. “냉동고는 논평을 거절했습니다.”
현관 근처에 선 닐의 아내를 비롯해 몇 사람이 웃는다. 오스틴은 닐의 아내 얼굴을 살피고, 이어 파멜라의 얼굴을 본다. 파멜라는 버려진 정면 옆에 쪼그려 앉아 측정 막대를 대고 있다. 혀로 송곳니 하나의 뒤를 누르며 플래그 높이를 읽고, 같은 높이 선을 주황색 분필로 다시 긋는다. 농담 덕분에 작업조가 다시 움직인 것은 쓸모가 있다. 수정 작업이 남편과 아내 사이에 합의된 일과처럼 보이게 된 것 역시 그렇다. 그 쓸모는 오스틴의 몫이고, 해석은 다른 모든 사람의 몫이다.
네 번째 자루를 옮길 즈음, 알렉산드라의 차량이 뒤쪽 해치를 올린 채 횡단로에서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라이트 바에서 가져온 알루미늄 음식 상자가 적재 공간을 가득 채웠고, 상자마다 유리 아래에서 데워진 투명 비닐이 덮여 있다. 알렉산드라는 손가락 마디 하나로 가까운 뚜껑들을 두드리며 수를 세다가 길이 막힌 것을 보고 소리 없이 욕한다. 상자 두 개를 꺼내 하나를 양손으로 오스틴에게 건네고, 제시카의 안내를 받아 차량을 통과시킨다. 둘은 멈춰 선 외바퀴 손수레를 돌아 음식을 나르고, 뒤에서는 버킷 라인이 다시 빈틈을 메운다.
“두 사람 다 텔레비전에 소리가 녹음되는 건 알지?” 알렉산드라가 말한다. 검은 띠로 묶어둔 짙은 머리카락이 한쪽 뺨을 따라 흘러내렸다.
“그럼 냉동고의 지지를 확보할 기회네.” 비닐 덮개가 오스틴의 팔뚝에 들러붙는다. 그 아래 고인 열기가 먼지투성이 피부를 날카롭게 찌른다.
알렉산드라가 턱을 당긴다. “내가 말한 건 그 부분이 아니야.”
오스틴이 상자를 내려놓기도 전에 기자가 파멜라에게 다가간다. 몸에 꼭 맞는 재킷 위에 걸친 비상조끼를 현장 경험의 증거로 여길 만큼 젊은 기자다. 마이크에는 컬럼비아 방송국의 번호가 붙어 있다. 그녀 뒤에서 닐은 빈 외바퀴 손수레를 자기 진입로로 돌려놓으며, 카메라가 찍을 이유 없는 한 조각의 품위를 지킨다.
“파멜라 산체스 씨, 이것이 세이블 벤드를 보호하기 위한 당신의 계획입니까?” 기자가 묻는다.
“자원봉사자들이 만들고 있는 계획입니다. 존 라일리가 적층 순서를 승인했고, 카운티에서는 횡단로를 계속 열어두었습니다.” 파멜라는 공을 나눠주면서도 문장의 소유권은 놓지 않을 줄 안다.
“남편분은 언제나 이렇게 계획을 잘 따르나요?”
파멜라는 마이크 너머로 오스틴을 바라본다. 교통섬의 빛을 받은 회녹색 눈이, 한때는 둘만의 재미를 암시하던 그 여분의 찰나만큼 오스틴을 붙든다. “오스틴은 다른 사람들도 이득을 볼 수 있을 때 가장 고분고분해요.”
기자는 자기가 받은 것이 애정인지 상처인지 몰라 망설이며 웃는다. 오스틴은 음식 상자를 카메라의 화각 안으로 들고 가 접이식 탁자 위에 놓고, 피부에서 비닐을 떼어낸다. 파멜라는 기자가 수리된 정면을 찍으려고 돌아설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고는 알렉산드라의 열린 해치 뒤로 가서 풀어진 냅킨 묶음을 적재 공간 바닥 가장자리에 반듯하게 맞춘다. 따라가기를 거부하면 또 다른 장면이 될 테니 오스틴도 뒤따른다.
“즐겼지.” 그가 말한다.
“정확한 대답이었어.” 파멜라는 목소리를 낮춘다. 공동체를 대할 때 쓰던 따뜻한 운율은 사라졌다. “이번 교대를 집에 들어갈 오디션으로 삼지 마.”
오스틴은 손바닥을 바지 솔기를 따라 닦아 희끗한 자국을 남긴다. “그 집.”
“홍수가 끝난 뒤. 집, 계좌,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할지. 고분고분 도와준다고 네가 어느 삶을 떠날 작정인지가 결정되지는 않아. 네가 직접 말해야 해.”
뒤 해치는 음식 탁자 쪽에서 바라보는 누구에게든 두 사람을 액자처럼 둘러싼다. 보급품을 두고 상의하는 부부의 모습이다. 알렉산드라는 차량 반대편에 상자를 안고 서 있다. 움직임을 멈춘 채, 올라간 해치와 지붕 사이 틈으로 가늘게 뜬 한쪽 눈만 보인다. 오스틴은 결혼이 이미 두 사람이 교대로 떠난 방이나 마찬가지라고 파멜라에게 말할 수도 있지만, 그 장면을 둘러싼 벽은 너무 반듯하다. 그는 다음 상자를 집어 든다.
“존은 디포 릴리스가 팔레트 여섯 개라고 했어.” 오스틴이 말한다. “트레일러에서 센 표찰은 네 개였고. 내가 정산할게.”
“정산하겠다.” 파멜라가 되풀이한다. “그게 모든 일에 대한 네 대답이지.”
알렉산드라는 필요 이상으로 세게 상자를 내려놓는다. “냉장 상자를 옮기기 전에 주방에서 수량을 알려달래. 팔레트가 네 개인 거야, 여섯 개인 거야?”
파멜라가 대답하기 전에 존이 무전기로 호출한다. 거리와 기계 소리에 납작해진 음성이다. 교통섬 코스에 작업표가 잡아둔 것보다 많은 자루가 들었고, 마지막 시트 롤도 이미 개봉했다. 다음 팔레트를 지금 릴리스하지 않으면 시범 높이에서 작업을 멈춰야 한다. 횡단로에서는 자원봉사자 한 명이 조경 작업용 트럭의 진로에서 빈 손수레를 끌어내는 동안 제시카가 양팔을 들어 트럭을 세운다. 세 가지 별개의 필요가 파멜라가 직접 잡아놓은 약속처럼 정확하게 그녀에게 한꺼번에 몰린다.
파멜라는 알렉산드라에게서 재고표를 받아 한 번 읽는다. “네 개 배달됐고, 두 개는 아직 레드 플래그 디포에 있어. 비닐 수량은 한 롤 부족해.”
“내가 갈게.” 오스틴이 말한다. 표찰, 팔레트, 거리, 감정의 어휘가 필요 없는 오류. 그는 디포의 산수를 반긴다.
파멜라는 엉덩이에 닿은 채 존의 여분 벨트 클립에 걸려 있던 라인 캡틴의 무전기를 떼어낸다. 채널을 확인하고 자기 벨트에 고정한 뒤 표시해둔 클립보드를 오스틴에게 건넨다. “넌 남아. 존은 정면을 시범대로 유지해야 하고, 알렉산드라는 네 손이 필요해. 내가 화물을 릴리스할게.”
“파멜라, 나도 취재증 없이 여섯까지 셀 수 있어.”
“그 능력을 두고 다툰 적은 없지.” 파멜라는 존 쪽으로 돌아서 무전기에 대고 말한다. “시범 높이를 유지하세요. 누락된 비닐이 도착할 때까지 두 번째 코스는 쌓지 마세요. 제시카, 내 차가 지나가도록 횡단로를 비워줘요. 알렉산드라, 네 개 배달됐고 두 개 더 와.” 이름마다 응답이 돌아오고, 그 이름은 곧 임무가 된다. 오스틴은 먼지 묻은 손에 파멜라의 클립보드를 들고, 남편에서 하나의 표면으로 축소된 채 서 있다.
제시카가 조경 작업용 트럭을 뒤로 물린다. 오스틴이 배려가 아니라 저항처럼 들릴 대안을 내놓기도 전에 파멜라는 열린 틈으로 차를 몰고 나간다. 차량은 교통섬을 지나 카운티 도로로 접어들고 은단풍나무 줄 뒤로 사라진다. 파멜라는 공용 채널로 앞에 디포 정문이 보인다고 알린다. 지직거리는 잡음 한 번과 함께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고, 첫 번째 코스에 관한 마지막 지시가 이어진다.
존이 클립보드를 받으러 온다. 수치를 살핀 뒤 미완성 제방선을 바라본다. “이 구간까지 갈 만큼은 있고 그 너머는 없어. 그녀가 두 팔레트를 가져오면 교대를 이어갈 수 있어. 못 가져오면 여기 있는 좋은 사람들이 점심은 영원히 계속된다는 걸 알게 되겠지.”
오스틴은 그에게 클립보드를 넘긴다. 파멜라의 글씨가 작은 네모꼴 수정 사항으로 빼곡하고, 모든 정면이 자루와 시간, 배정된 인원으로 환산되어 있다. 카메라는 음식 탁자 쪽으로 돌아갔고, 그곳에서는 알렉산드라가 다른 상자의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이제 오스틴이 완수할 공개 공연은 남아 있지 않다. 그는 풀밭에서 빈 팔레트 결속끈을 모아 알렉산드라의 차량에 싣는다.
“열쇠는 차에 있어.” 알렉산드라는 고개도 들지 않고 포장된 샌드위치의 수를 센다. “내 차하고, 너희 둘이 합의한 이 대화의 판본이 어느 쪽이든 같이 가져와.”
“넌 반 문장밖에 못 들었어.”
“네가 대답해야 했던 반쪽을 들었지.” 알렉산드라는 마지막 샌드위치를 톡 두드리고 뚜껑을 닫는다. “가서 비닐 가져와.”
그는 차를 몬다. 레드 플래그 디포로 가는 길은 셀프스토리지 단지를 지나 오르다가 얕게 팬 산업 지대로 내려간다. 그곳에 카운티가 소금과 암거 파이프, 사람들이 무언가가 실패할 때만 기억해 내는 임시 물자를 보관한다. 알렉산드라의 조수석에 놓인 무전기에서는 존이 남은 자루를 세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파멜라의 목소리는 채널에서 사라졌다. 오스틴은 집안 심부름을 확인하듯 가볍게 이름을 불러 한 번 호출한다. 잡음만 대답한다. 두 번째에는 디포 명칭까지 붙여 호출한다. 응답은 없다.
정문은 열려 있다. 적재 차양 아래의 형광등이 홈이 팬 자갈밭에 흐릿한 오후를 덧씌우지만, 지붕들 너머에는 아직 해가 높다. 파멜라의 차량은 운전석 문이 닫힌 채 철망 울타리 근처에 세워져 있다. 그곳에서 20야드 너머, 로더 한 대가 포장이 찢긴 팔레트 옆에서 공회전한다. 빈 버킷이 지면에서 몇 인치 위에 매달려 엔진을 따라 떨고, 버킷의 이 하나 아래에서 초승달 모양으로 흩어진 모래를 흔들어 놓는다. 오스틴에게 뒤로 물리라고 손짓하러 나오는 작업자는 없다.
오스틴은 알렉산드라의 차량을 정문 안에 세우고 열쇠를 시동 장치에 꽂아둔다. 차양 아래로 디젤 배기가스가 고인다. 찢어진 비닐 조각 하나가 팔레트에 부딪혀 규칙적이고 하찮은 소리를 낸다. 오스틴은 먼저 파멜라의 차량으로 간다. 문은 잠겨 있지 않다. 파멜라의 만능칼이 뚜껑 닫힌 물병과 함께 컵홀더에 놓여 있고, 라인 캡틴의 무전기는 녹색 채널 불이 켜진 채 조수석 바닥에 놓여 있다. 오스틴은 어느 쪽에도 손대지 않는다.
로더 가까이 가자 엔진 소음이 오스틴의 턱뼈로 파고든다. 좌석은 비어 있다. 그 아래 발판에는 검은 작업용 부츠 자국 하나가 남아 있다. 뒤축은 선명하고 앞코 쪽은 문질러져 있다. 오스틴은 위로 올라가 열린 운전석 안으로 팔을 뻗어 키를 돌린다. 기계가 몸을 떨며 침묵한다. 버킷이 1인치도 안 되게 내려앉는다. 새로 찾아온 고요 속에서 형광등 안정기 소리와, 울타리 너머 카운티 도로에서 트럭 한 대가 기어를 바꾸는 소리가 들린다.
그는 팔레트 더미 사이로 탁 트인 통로를 한 번 확인한 다음, 문 열린 창고와 울타리를 따라 난 좁은 길을 살핀다. 움직이는 것은 없다. 파멜라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다. 차량으로 돌아온 그는 안에 들어가지 않은 채 쪼그려 앉아, 바닥에 놓인 그대로 무전기의 송신 키를 누른다.
“파멜라 산체스. 레드 플래그 디포. 응답해.”
무전 채널이 버킷 라인 쪽으로 열린다. 무언가 긁히는 소리, 다음 자루를 달라는 누군가의 말, 오스틴의 송신에 중간이 잘린 존의 목소리. 파멜라는 여전히 없다. 그의 뒤에서는 멈춘 로더가 식으며 딱딱 소리를 내고, 누락된 팔레트 두 개가 형광등이 흘리는 빛 아래에서 기다리는 동안 완성되지 않은 링은 마지막 코스를 소진해간다.
